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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집권 3년 차에 미 중앙정보국(CIA)의 대중국 비밀 정보 공작을 승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전 세계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해 비난 여론을 형성하고 사이버 보안 관련 지출을 유도했다는 설명이다.
로이터 통신은 14일(현지시각)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9년 CIA가 중국 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반정부 여론을 조성하는 비밀공작을 승인했다고 전직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작전에는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전 세계로 확산하려는 계획도 포함됐다.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태평양 지역 여론이 주요 작전 목표였다.
전직 관리들은 CIA가 소수의 인원으로 팀을 꾸려 인터넷 계정을 허위로 만들고 시진핑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를 해외 언론에 퍼뜨리는 작전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정보 요원들은 이 과정에서 "중국 공산당 구성원들이 부당하게 얻은 돈을 해외에 은닉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으며 "개발도상국 인프라에 자금을 지원하는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이 부패한데다 돈 낭비"라 비난했다고 전해진다. 전직 관리들은 비방 공작의 세부 내용은 공개를 거부했으나 CIA가 퍼뜨린 여론은 사실에 기반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 작전은 중국이 최근 10년간 개발도상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대응하기 위해 시작됐다고 전직 관리들은 주장했다. 또한 중국 지도층이 온라인 여론에 대한 집착과 피해망상을 부추기는 데에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정보를 퍼뜨리는 세력을 추적하는 데에 예산을 낭비하도록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대통령 승인을 주도한 인물은 매튜 포팅어 전 국가안보 부보좌관이라고 지목했다. 이에 포팅어는 "미국 정보 활동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가 CIA 비밀작전을 유지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 케이트 워터스는 비밀공작에 관해 언급을 거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임 대통령이 시작한 CIA 작전은 후임 대통령도 그대로 이어받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CIA 비밀 작전이) 미국 정부가 공론장과 미디어 플랫폼을 무기로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국제 여론을 조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해 첼시 로빈슨 CIA 대변인, 존 볼턴 전 NSC 보좌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NSC 보좌관 등은 모두 해당 작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줄곧 중국에 강경하게 대응했다. 그는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중국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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